현우파파's 블로그-우보천리(牛步千里)

2019년 5월 3일, 말 많고 탈 많은 서현동 110번지 공공주택지구에 대한 국토부 확정고시가 있었습니다. 아~주 예전부터 저 일대에는 개발관련 말들이 많았는데, 이번엔 아예 신혼희망타운 및 행복주택 지구로 콕 지정이 되었네요.

공공주택 지구 지정에 대한 말이 나오자마자 분당주민들의 반대의견이 빗발쳤지만, 별다른 효과를 못본듯 합니다.

지구 지정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교통난 및 과밀학급 우려를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또한 난개발에 대한 우려도 섞여있지요.

저 또한 주말농장 때문에 서현동 110번지 일대를 자주 들르는데, 사실 서현로 일대의 교통난이 매우 심한편입니다. 현재도 서현로 일대는 교통 등급이 F도 아니고 FFF라는데, 저 땅에 2500가구가 들어선다면 교통난이 한층 가중될 것은 뻔한 사실이지요.

서현동 110번지 국토부 확정고시

 

아래 그림이 가장 알기쉽게 설명되어있네요...

서현동 110번지 신혼희망타운 위치

 

 

누가 왜 반대하나?

공공주택이 들어오는데 대한 반대하는 사람들은 크게 1)토지주 2)인근 주민(특히 시범단지) 3)전체 분당주민 등으로 구분되겠죠. 토지주들이야 보상금 총액, 지급방식(+세금)등이 주 이유일테고, 주민들은 뻔한 교통난, 신도시 특유의 쾌적성 하락, 그리고 분당 최고 수준의 학군이 손상될 것에 대한 걱정이 반대 이유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엔 대규모 임대주택이 들어오는 것에 대한 심리적 반발 및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정확한 표현이겠죠.

분당은 누가 뭐래도 최고의 신도시 여건을 갖춘데다, 판교 테크노밸리 개발 이후로는 그 후광 효과도 가장 크게 받을텐데, 행복주택(임대주택)이 대규모로 들어오게되면 플러스 요인은 아닐 것이라 생각됩니다.

게다가 규모도 분당의 작은 마을 하나 크기에 육박하니 여러모로 기존 주민들이 반길 이유는 없다 보겠습니다. 특히나 시범단지의 경우 중대형 위주로 이루어진 단지인데, 중소형으로만 채워질 행복주택이 인근에 대규모로 들어오게 된다면 시범단지 인근의 중소형 아파트의 임대수익률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보입니다.

서현지구 위치가 교통이 애매한 감이 있지만, 분당선 서현역까지 걸어서 못갈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가격만 저렴하다면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지역이 될 건 뻔하지요. 서현지구 확정고시와 약간의 시차를 두고 5월 13일 성남2호선 판교트램까지 고시되는게 뭔가 상관관계도 있어보입니다. 행복주택으로 뺨 때리고 트램으로 달래는 건 아닌지.....

판교 트램은 분당의 교통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줄 것이 분명한데,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분당의 비역세권 지역을 4차 산업의 핵심지인 판교 테크노밸리로 직접 이어주는 교통 수단입니다. 음... 이건 다시 말하면, 저기 신혼희망타운 분양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나쁠건 없다는 거죠. 비록 판교트램이 지나가는 노선이 시범단지의 중앙공원 쪽이긴 하지만 110번지에서 그닥 먼 거리도 아니고, 판교로 직통되는 노선이라 판교밸리의 연구 개발자들의 주거수요를 분당으로 분산시키는 큰 역할을 하겠죠. 

 

 

그러나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언젠가는 분당이 재건축 될 때쯤이면 가장 먼저 움직일 곳이 시범단지일 것이라는 데에는 지금도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분당이 재건축이 될지 안될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일종의 믿음의 문제랄까 ㅋ

분당이 재건축 될 때의 부동산 시장 및 수요의 변화, 법적 요건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어쨌거나 재건축을 시행한다면 일반분양의 증가분이 생길테고... 재건축으로 인한 그 만큼의 가구수 증가 또한 교통난 및 과밀학급을 유도할텐데... 그때도 주민들이 현재 공공주택 지구지정 철회와 같은 논리를 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저 또한 2013년 말에 시범단지를 매수한 입장으로서 서현지구 행복주택 단지가 그리 달갑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취소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훨씬 큽니다. 이번 수도권 상승기의 비교적 초반에 진입한 상태에서도 좋다고는 말 못하겠는데, 중후반에 매수에 가담하신 분들은 걱정이 더 클 수 밖에요. 그들 또한 대부분 아껴서 투자 or 실거주를 목적으로 매수했을 터인데, 누군가에겐 쉽게(?) 부가 전이되는 시스템에 불만이 없을수도 없고요... 

[아파트이야기] 분당의 중심 서현역 시범삼성한신아파트

 

[아파트이야기] 분당의 중심 서현역 시범삼성한신아파트

분당 시범단지는 90년대 분당신도시 조성시 가장 먼저 형성된 아파트 단지입니다. 개인적으로 분당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탄천과 중앙공원(+율동공원)입니다. 분당중앙공원을 중심으로 위쪽은 시범단지, 아래쪽으..

gpchun.tistory.com

그러나 청년층 및 신혼부부의 주거비 상승을 국가가 외면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고, 외곽에다 집을 짓는다고 수요가 클 것 같지도 않고...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말 그대로 부동산과 교육 정책은 정부가 뭘 해도 욕먹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니 -.-

 

이래저래 개발 과정을 거치면서 서현지구의 신혼희망타운도 분양가가 꽤나 높아질 가능성이 높을텐데... 과연 중앙 정부의 공급취지와 맞게 지원이 꼭 필요한 신혼가구에게 적합한(?) 분양가가 책정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만약 분양가가 높아진다면 이는 또 다른 특혜 논란만 키우게 되겠죠. 안타깝게도 저는 후자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렵습니다-.-

정부에서도 특혜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분양가 2억 5060만원을 넘어가는 경우 무조건 수익공유형 모기지 대출을 받도록했는데, 연 1.3% 고정금리로 최장 30년간 집값의 최대 70%까지 지원받되 주택을 팔거나 대출금을 상환할 때는 시세차익의 일정 비율을 주택도시기금과 나누는 조건입니다. 

신혼희망타운 전용 모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현동 110번지처럼 입지가 좋은 경우 경쟁률이 매우 높을 것이라는 것은 뻔한 얘기겠죠. 참고로 2018년 12월에 위례에서 신혼희망타운 청약이 진행되었습니다. 아래와 같이 경쟁률이 어마무시합니다.

 

위례 신혼희망타운 청약 결과

 

 

지자체로서의 성남시는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을까?

어쨌거나 지구 지정 관련해서 청와대 청원과 비슷한 성남시 행복소통 청원게시판에 지구 지정 철회를 공식요청하는 청원글이 5천명이 넘는 동의를 얻어서 성남시장(은수미)이 답변을 하게 되었습니다.

http://snvision.seongnam.go.kr/10145

 

서현 공공주택지구 확정 고시

성남시분당구서현동110번지일대24만7,631㎡가국토교통부가지정하는공공주택지구로확정됐다.국토부는5월3일토지이용규제정보서비스홈페이지(http://luris.molit.go.kr)를통해‘성남서현공공주택지구’를확정고시했다.국토부의주거복지로드맵에따라서현공공주택지구에는오는2023년신혼희망타운(분양)과청년층을위한행복주택(임대)1,000~1,500가구를포함한모두2,500가구의공공주택이건설된다.국토부에사업을제안한한국토지주택공사(LH)가오는12월지구계획수립과토지보상을거쳐내

snvision.seongnam.go.kr

3월 14일에 게시판을 통해 청원에 대한 답을 내놓았는데, 1)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지자체가 반대하거나 거부할 수 없다는 내용과, 2) 교통난 과밀학급에 대해서는 관련부처와 협의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습니다.

성남시가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한다고 느껴지는 것이.

첫째, 2013년도에 정부에서 서울 목동에 보금자리 주택지구를 지정하고, 2015년에 철회된 경우도 있는데, 정말로 행복주택 지구지정 철회를 지자체에서 건의조차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예 의지가 없는 것인지 알 방도가 없네요. 서울 양천구가 중앙정부보다 높은 위치는 아닐테고... 

 

둘째, 서당 사거리 지하차도 입체화 계획으로, 과연 지금도 최악의 교통체증을 겪는 곳이 무려 2500가구가 입주할 경우에 그 효과가 얼마나 될지... 게다가 지하차도 입체화를 시행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국토부 및 LH와 협의하겠다라는 두리뭉실한 답변만 내놓다니... 도로를 새로 만드는 것도 아니고 지하차도 조금 손본다고 교통 여건이 개선될거라 생각하는 것인지.

학교시설 복합화도 마찬가지로 하겠다가 아니라 협의해 풀어나가겠다이니... 

성남시장의 청원에 대한 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성남시가 아예 일을 하지 않는다는 의심까지 드는 것은 저뿐일까요?

물론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청년층에 대한 주거복지를 국가 및 지자체에서 무시할 수만도 없는 것이긴 하지만, 지역주민에 대한 배려도 필요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통신 3사들이 항상 신규가입자(+번호이동)에게만 과도한 혜택을 주는 것에 대해 항상 불만이 많았습니다. 지자체의 수장이 되었으면 지자체의 기존 구성원들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겠죠. 신규 수요에만 촛점을 맞추는게 올바른 방향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최근 특례시에 대한 성남시의 과도한 몰입이 본 건과 무관한지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길을 거둘 수는 없습니다. 사실 분당에 임대주택이 적은 것도 아닌데 말이죠.

기업체를 유치해도 시원찮을 판에 아파트만 공급하겠다는 성남시의 발상이 솔직히 굉~장히 실망스럽습니다. 분당/판교의 메인 상권이 판교 현대백화점으로 넘어간 마당에, 110번지 일대의 계획적인 개발로 서현역 일대 상권을 활성화 시킬만한 대안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어이없게도 아파트만 더 생기게 되겠네요 -.-

게다가 아파트를 짓기 시작하면 소음, 진동, 분진... 인근 주민들의 불편함은 뻔한 일일테고...

목동 행복주택 지구지정 철회 과정

 

그렇다면 누가 반길 것인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인근 상업 시설에 말 그대로 2500가구의 신규 수요가 창출되는 것입니다. 공동주택이 들어서면 근린상업 시설도 같이 들어오겠지만, 서현역 인근의 상업 시설에는 어느정도의 호재는 되겠지요. 그러나 신도시의 쾌적성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큽니다. 번잡한 건 싫은데 말이죠... 물론 어느정도 도시가 젊어지는 효과는 조금이나마 있을수도 -.-

그리고, 언젠가는 개발될 것이라는 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 누가 뭐래도 토지주들에겐 악재라고만 할 수는 없겠죠. 진정한 위너는 토지주가 아닐까 싶네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지구지정이 취소되길 바라며, 설령 공공주택이 들어서더라도 규모가 획기적으로 축소되길 바랍니다. 한정된 땅에다 가구수만 늘리는데 교통난은 뭘 해도 해결안될 가능성이 크고,,, 분당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서현지구가 개발되었으면 하는 이기적(?)인 마음도 큽니다.

목동의 경우처럼 지구지정이 취소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라 생각되고요... 물론 그 과정에 무수한 잡음들이 생길테지만.

 서현지구는 2)성남시장의 다소 일방적인 밀어부치기식 행정 처리, 2)공급 가구 규모가 너무 큰 것이 더 큰 반발로 이어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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