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파파's 블로그-우보천리(牛步千里)

처음 투자라는 관점에서 부동산을 바라보기 시작했을 때, 아직도 기억에 남는 말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아파트 값이 의미있는 하락을 한 건 딱 2번,

1) IMF외환위기와

2)이른바 리먼 사태인 2007년 금융위기 때밖에 없다 라는 놀라운 사실(?)이었습니다.

즉 대한민국 내부 요인으로는 주택가격 하락이 나오기 어렵고, 나라에 위기가 발생해야 비로소 집값이 내릴 껀덕지가 있다는 것이죠. 

또한 장기적으로는 우상향 할 수밖에 없는게 부동산이며, 이는 돈 가치 하락을 헷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 최고라는 논리입니다.

이런걸 보면 이미 오래전부터 부동산 투자자들은 "주택가격"에 대한 핵심을 찔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2번의 의미있는 하락 기간동안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우선 IMF 외환위기 때를 봅시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때가 외환위기를 겪고 난 후인 2000년인데, 그 당시 근로자 우대저축이라는 적금 상품이 있었습니다.

적금이긴 하지만 금리가 무려 10%를 조금 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3년을 월 최대 50만원씩 적금에 들면, 원금이 1,800만원이고, 만기 때 2,000만원 조금 넘게 받았던것 같습니다.

그때 느낀점이라면... 와 이거 뭐 돈 있으면 은행에 예금만해도 먹고 살만하겠구나...

단지 돈이 없다는게 함정이지만 ㅋ

저 즈음에는 아마 대출금리도 최소 10% 근처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2000년 이전 자료가 잘 안보여서 아래 그림으로 ~

대출금리-기준금리 추이

 

대한민국에 커다란 상처를 남긴 IMF를 극복하면서 금리도 점차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금리가 하락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하죠.

저때 투자에 눈을 떴어야 했습니다만, 사회초년생이 바라볼 땐 너무나 높은 집값에 부동산폭락론이 가장 그럴싸했습니다 -.-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줬다고나 할까...

 

그리고는 정부에서 강도높은 부동산 규제를 시작하지만,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은 정부 규제에도 아랑곳 없이 부동산 가격을 한없이 밀어 올립니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모든 언론과 투자자들은 정부 규제때문에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고 노래를 부릅니다.

 

그러다 07년에 리만 브라더스 사태가 벌어지면서 주택가격에 상당한 하락 압력이 작용해야 했지만, 의외로 잘 버텼는데 그 이전부터 시행된 대출 규제로 인해, 기초체력이 약한 투자수요를 사전 차단한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전국적인 주택보급율이 100%를 넘었으나, 서울권은 100%에 못미치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이 절대적이라는 논리도 사실 크게 공감되지는 않습니다.

 

이번 상승기에 서울,수도권 부동산이 폭발적으로 오른 이유의 첫 출발은 공급부족이라는 타이틀 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것인지 규제를 할 때마다 이른바 풍선효과라는 것이 나타나는데요.

아시다시피 규제를 피할수 있는 지역에 투자자금이 이동하는 것입니다. 유동성이죠.

미분양에 산업기반까지 흔들리는 지역에도 투자금이 몰리는 걸 과연 수요 공급 원칙으로만 따져야 하는지 되묻고 싶네요.

그냥 돈이 넘쳐 흐르고, 부동산투자자들이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하는 투자의 기본, 부동산이 인플레이션 헷지에 너무나도 훌륭한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통화량(M2)과 주택가격지수

 

위 그래프는 대한민국 M2 통화량과 주택가격지수를 나타낸 것인데 거의 비슷하지 않나요?

물론 전국 주택지수라 서울권은 좀 더 튀어올랐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풀린 돈의 양에 부동산 가격이 정직하게 반응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웃긴게 소위 말하는 꼬마빌딩들 가격이죠...

연예인 누구누구가 대출 왕창 받아서 투자한게 단기간에 2~3배 시세차익이 발생했다더라 라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과연 빌딩 가격이 오르는 것도 수요 공급때문이라고 우겨야 할까요?

꼬마빌딩 가격 추이

 

얼마 전 읽은 책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버블의 3대 조건을 꼽는다면 자산 가격이 오를만한 원래의 기본적 요건(거품의 출발점은 항상 논리적이고 점잖다), 시중 유동성(통화팽창), 그리고 그 과잉 수요를 만드는 레버리지 요인(신용팽창)이다. 여기에 종종 정책적 요인이 자산가격의 거품을 만드는 데 크게 공헌한다.

 

부동산 시장에 적용해도 꽤 설득력이 있습니다.

미분양이 어느정도 해소되면서 기본적 요건을 충족시키고, 저금리는 대출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며, 전세자금 대출은 전세레버리지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최고의 투자자금원이 되는 것이죠.

물론 섣부른 규제가 상승을 부추기기도 했지만, 정부정책을 비웃는 부동산 가격의 핵심은 유동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부동산 정책에서 아쉬운 점이 전세자금 대출입니다. 이걸 효과적으로 제한하기만 해도 갭투자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하는데, 문제는 전세대출을 규제할 경우 여기저기서 아우성일거라는거죠.

 

부동산 투자자들과 언론에서 규제때문에 오르는 것이라고 부르짓는 것은, 세금때문에 수익률이 대폭 낮아지는 것에 대한 반감 때문입니다.

가지고 있자니 보유세 부담이 크고, 팔자니 크게 남는 것도 없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죠.

물론 저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만... 

 

 

한가지 확실한 건, 상승장에서는 물량이 넘쳐나도 다 소화가 된다는 것입니다.

서울 재건축을 섣불리 못 건드리는 것도 규제를 하나 안하나 오를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당장 서울 시장 선거에서 야당이 크게 승리하자 나타나는 시장 반응을 보면 알 수 있죠.

 

재건축 오르는게 나랑 뭔 상관이냐고 말하진 않겠쥬?

 

사실...

주식이나 부동산이나, 상승장일때 투자자가 몰리는 것이지, 주구장창 하락 안정화 될 시기에는 대중이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자본주의가 디플레이션을 그토록 경계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정말 시장 안정을 원하는 숭고한 뜻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유독 상승장에서만 재건축을 추진하지는 않았을 터...

부동산 안정화 절대 쉽지 않을 겁니다.

 

결국 부동산이 안정되려면 기준금리를 올리고 1~2년이 지나야 할 것입니다. 유동성 축소 외에는 의미있는 안정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 예는 찾아보기 어렵고, 미국도 빨라야 2022년에나 금리를 올릴 예정이기에 앞으로도 상당기간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아래 그래프는 대한민국 M2와 코스피의 관계를 나타낸 것입니다.

부동산 못지않게 주식 시장도 통화량과 상관관계가 높은걸 알 수 있습니다.

단지 변동폭이 무시무시해서 더 스펙타클하죠.

 

앞으로 코스피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코스피가 오르는 만큼 부동산 가격의 조정을 바라는 건 좀...

 

코로나로 인해 풀린 돈이 엄청나죠.

솔직히 무서울 정도로 돈을 많이 풀고 있는데요.

전세계가 과잉 유동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도 흥미진진한 주제입니다.

 

부동산 투자자들이 무슨 무주택자에 대한 걱정이나 하는 듯한 모습을 보면 씁쓸하기만 합니다.

조금은 솔직해져야지요... 세금이 싫다고... 수익률이 떨어지는게 싫다고...

내가 열심히 발품팔아서 투자수익을 올렸는데, 그걸 국가가 다 가져가는게 싫다고...

세금 내는거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보유세를 내리든 양도세를 내리든 세금 좀 내려줬으면 좋겠네유~

 

한줄요약

돈 가치 하락, 인플레이션 헷지, 유동성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규제, 수요공급만 외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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