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파파's 블로그-우보천리(牛步千里)

광교산에서 해볼 건 대충 다해본 것 같다.

용인에서 수원으로, 수원에서 용인으로 여러 코스를 돌아봤지만, 광교저수지 방향으로는 가본 적이 없어서 광교산 환종주를 시도해본다.

도전하기 전에 미리 정보를 찾아봤는데, 반딧불이 화장실을 들머리로 할 경우 대략 16km거리가 나오며, 소요시간은 5시간 내외인 것 같다. 4시간만에 완주하는 분도 봤는데... 5시간도 ㅎㄷㄷ한 기록이다. 

5시간에 맞추려면 중간중간 쉬는 시간 생각하면 시속 3.5km 정도가 돼야한단 소린데... ㅎㅎ 평지에서 걷는 속도랑 비슷한? ㅋ

 

 날씨: 덥지만 많이 습하지는 않음. 가끔 산들바람도 불어줌

 코스 : 광교역(경기대입구)-형제봉-비로봉-시루봉-백운산-이진봉-광교저수지-반딧불이화장실-광교역

 전체거리 : 18.7km

 소요시간 : 5시간 59분

 준비물 :  생수 500ml 3통, 미니초코바 5개, 완두빵

 

 

9:42 am. 광교역 이정표에서부터 램블러를 켜고 등산을 시작한다.

한번 와봤다고 아주 친근한 느낌이 든다.

지난 주말까지 비가 내려서인지, 등산객이 어마무시하게 많아졌다.

형제봉까지의 구간은 거짓말 조금 보태서 인산인해다 ㅎㅎ 이렇게 많은 등산객들을 본 적이 없다.

날 좋은 봄, 가을이면 사람들 속에 파묻힐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등산로 안내

 

10:49 am. 1시간 정도 걸어서 형제봉에 도착.

형제봉

아직까지는 팔팔한 상태다. 지난번 광청종주때의 기록과 거의 비슷한 페이스다 ㅎㅎ.

 

11:23 am. 비로봉 도착

비로봉에서 바라본 풍경

비로봉(종루봉) 벤치에 앉아 잠시 목을 축인다.

 

11:48 am. 시루봉 도착

광교산 (시루봉)

2시간 남짓, 시루봉에 도착했다.

6km가 넘는 길을 2시간만에. 올해 봄을 생각하면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졌다 ㅎㅎ.

그치만 평속 3.2km라 보통사람들 기록엔 못미치는 듯하다.

 

잠깐 쉬고 백운산 방향으로 진행.

노루목 대피소를 조금 지나자 아래와 같이 통제선이 설치되어 있다. 

반대방향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았던 관계로, 통제선을 무시하고 계속 나아갔다(이래선 안됨 -.-).

폭우로 인한 등산로 통제

 

OBS경인방송의 통신탑(?) 아랫길이 사진처럼 무너져내렸다.

다행히 우회로가 있어서 큰 무리없이 지나가긴 했으나, 또 한번 뼈저리게 느낀다.

많은 비가 내린 후엔 가급적 등산을 삼가야겠다.

 

12:31 pm. 백운산에 도착하긴 했는데, 통신대 철책쪽에 또다시 통제선이 설치되어 있었다.

백운산에서 빵하나 뚝딱하고,  통신대 헬기장을 향해 되돌아 왔는데, 처음 가는 길이라 통제선을 넘기가 영 내키진 않았지만, 결국 선을 넘고 말았다.

이 방향으로는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것인지, 풀이 많이 자라있었다.

하... 몇발자국 떼지도 않았는데, 철조망 바로 앞에서 산이 무너져 길이 끊어져있었다.

철조망과 밟을 수 있는 땅이 10cm 정도 남아있는 상태라, 철조망을 잡고 건너긴 했는데(다른 사람이 그렇게 지남 -.-), 재수없으면 그 짧은 발판까지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뉴스에 나올뻔. 다신 이러지 말아야지 ㅠ 

통신대 헬기장으로 가는 계단길

무사히 건너와서 헬기장 쪽으로 가는데, 길이 무시무시한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한참을 내려가니, 전망대 같은게 나타났다.

탁트인 광경이라 사진한번 찍어주고~

중간에 주황색 건물이 통신대 헬기장과 관련있는 건물일거라 생각했다.

사진찍고 다시 길을 재촉했다.

의문의 주황색 건물(영어로 뭐라 써져 있었음) 앞으로 시멘트 길이 깔려있었다.

도대체 뭐하는 곳인고?

 

저 길의 끝이 통신대 헬기장이었다.

 

1:05 pm. 통신대 헬기장 도착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사람들도 제법 많았다.

이 방향으로도 등산객들이 많은가보다.

 

여기서 광교헬기장 / 지지대 방향으로 가야한다.

25분쯤 걸었을 때, 의문의 이정표가 나타났다.

한참을 고민했다. 계단을 올라 광교헬기장 쪽으로 가야하는지 청련암쪽으로 가야하는지.

네이버 지도에 헬기장은 나타나지도 않았고, 청련암이 광교저수지쪽에 있어서 청련암 방향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됐었다.

저 2개 길이 얼마지나지 않아 1군데로 합류된다 ㅎㅎ.

 

합류지점에서 부터는 무조건 청련암 쪽으로만 가면 된다.

쭉 뻗은 나무 사이로 산책로처럼 길이 이어진다.

아주 편안한 길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색다른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빽빽하지 않은 나무 사이로 낮은 초목들이 어우러져 있다

 

뭔가 이국적인 느낌이다~라고 생각했는데, 화재가 났던 곳이라 한다.

 

계속해서 청련암만 바라보고 길을 걸었다.

 

2:32 pm. 영동고속도로 절개지에 도착했다.

절개지에서 도로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왼쪽으로는 로프가 있었고, 오른쪽엔 아무것도 없는 듯했다.

로프가 있는곳이 길일거라 생각하고 내려갔는데...

길의 끝 부분에 계단이 있긴 했지만, 정상적인 길은 아닌것 같았다 (계단이 있었으므로 이 길이 맞을 확률이 더 높음).

 

고속도로 다리 아랫부분에 저수지로 흘러들어가는 물길.

두루미(?) 왜가리(?) 몇 마리가 노닐고 있다.

 

다리  끝 부분에 있는 이정표.

저기에서 능선길로 갔어야 했나보다.

난 아무생각 없이 광교공원쪽으로 가버리고 말았다. 

 

3:12 pm. 광교저수지 & 반딧불이화장실 도착.

5시간 30분이 걸렸다.

진짜 열심히 걸은것 같은데, 역시나 아직은 5시간 이내로 완주하는게 어렵다.

발바닥에 열도 나고, 오른쪽 무릎도 아픈데 ㅠ

 

"환"을 완성하기 위해 광교역 방향으로 다시 이동했다.

반딧불이 화장실에서 형제봉 방향으로 이동했는데, 아침과 달리 등산객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3:41 pm. 다시 광교역

 

전체 구간 평속 3.4km. 기대 이상의 성적이기는 하다 ㅎㅎ

 

"환"을 완성할 목적도 있었지만, 출발할 때 손수건을 떨어뜨렸었는데, 혹시나 찾을 수 있을까 싶어 광교역쪽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를 잡을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길바닥을 살펴봐도 보이지 않았는데, 누군가 나뭇가지에 걸어놓은 손수건이 보였다. 

어느 등산객이신지 모르지만, 잘 걸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복 받으셔요~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