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파파's 블로그-우보천리(牛步千里)

지난 주 도서관에 들렀다 우연히 발견한 책 입니다...

원래는 다른 책을 빌리려 했으나 상호대차 신청이 돼 있어서 대안으로 선택한 책인데, 200여 페이지의 만만한 페이지 수에 큰 부담없이 선택했네요.

저자는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님. 워낙에 유명한 분이라 그런지 책 표지에 저자 / 역자에 대한 설명조차 없습니다 ㅋ.

교보문고에서 가져온 프로필인데, 대단하신 분이긴 하죠~

재레드 다이아몬드 [출처 -교보문고]

 

나와 세계는 2016년에 초판이 발매된, 꽤 시간이 지난 책입니다.

전체 목차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지구상에서 결코 풀리지 않을 듯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대학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일곱 번의 강연을 기초로 꾸며진 책이라고 하네요.

 

자연과학과 달리 사회과학자들은 확실한 실험군-대조군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정답을 알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음을 서문에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들이 어떤 선택을 해야할 순간에, 과거에 이랬더라면...하는 것과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실 세계의 정치 · 경제적 현상들에 대한 정답은 없다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

 

책 내용으로 들어가서,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1장과 7장이 중심 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주제들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첫 장과 마지막 장에 배치했을까요?

 

1장.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한가?

 

지리적 요인과 제도적 요인에 따라 국부(natioal wealth)가 달라진다!

대체로 온대지역에 위치한 국가들이 열대지역 국가들보다 부유한 편인데, 이는 나라 대 나라 뿐만 아니라 한 나라 내에서도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 합니다. 즉, 미국이나 브라질과 같이 넓은 국토를 가진 나라에서 실제로 지역별로 부의 편중화가 나타난다고 하네요. (대한민국의 수도권 집중화와는 또다른 문제인듯)

 

지리적 요인

 

지리적 요건으로 인해 가난한 나라들은 대체로 아래 4가지 정도의 특징이 있습니다.

▶ 첫째, 낮은 농업 생산성 (열대지역 < 온대지역)

둘째, 상대적으로 열악한 공중 보건 (열대지역 < 온대지역)

 셋째, 수상 운송이 불가능한 지리적 요건

 넷째, 천연자원의 저주

 

책 후반부에도 기술되어 있지만, 선진 국가들이 후진국들에 대한 지원을 할 때 가장 효과가 좋을 정책이 그 나라의 공중보건 수준을 높여주는 것이라 합니다. 예를 들어, 말라리아나 결핵같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자본을 투입하면, 이 질병들로 인해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습니다(전염병이 선진국가로 퍼지는 것도 방지, 가난한 국가 내에서의 분쟁이 국제 사회에 미치는 부작용도 예방 등, 즉, SOC투자를 하는 것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을 지출하면서도 자본 투입 효율은 매우 높아짐).

 

농업생산성

열대지역의 농업생산성이 낮은 이유는, 토양의 비옥도가 낮은 박토이기 때문이며(미국이나 이탈리아 같은 경우 수백만년 지속된 빙하기 때 빙하가 오르내리며 바위를 흙으로 만드는 과정이 최소 22번 정도 있었으나, 열대지역은 얼음으로 뒤덮인 적이 없어 영양분이 풍부한 새로운 흙이 없음), 열대지역의 잦은 비로 인해 낙엽등에 의한 영양분이 토양에 스며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열대지역에는 동식물의 종이 온대지역보다 훨씬 많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곡물 생산량을 크게 떨어뜨리는 병원균과 벌레 종류 또한 무척 많다는 이야기 입니다.

 

공중보건

열대지역 국가들이 가난한 두번째 이유는 공중보건과 관련이 있는데, 이는 기생충과 벌레, 세균이 많기 때문입니다. 기생충과 세균이 1년 내내 번창하는 조건인 덥고 습한 기후로 인해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이유로, 이 지역들의 평균 기대 수명 또한 매우 낮다고 하네요.

낮은 농업 생산력을 극복한 열대지역들 중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홍콩, 모리셔스 등은 공중보건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결과로 경제가 눈부시게 성장한 국가들입니다.

 

입지조건

지리적 약점에서 비롯되는 낮은 농업생산성과 열약한 공중보건 외에 가난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는 육지로 둘러싸인 입지 조건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이나 이탈리아 같은 반도국가의 장점으로는 선박을 이용한 해상 운송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국가 내에 큰 강이 있어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ex. 미국).

그러나 선박(=저렴한 운송비)이 항해할 수 없는 내륙 국가들은 대체로 가난한 나라에 속한다고 합니다. 이런 나라들에는 남아메리카의 볼리비아, 유럽의 몰도바, 아시아의 라오스, 아프가니스탄, 네팔, 우주베키스탄, 아프리카의 잠비아 등의 내륙 국가들이 있습니다.

 

천연자원

마지막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천연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입니다.

천연자원이 풍부하면, 우선 개발이익과 관련된 부정,부패가 팽배해질 가능성이 높고, 지나친 자원의존으로 인해 경제의 다른 분야를 발전시킨다거나 교육에 투자하는 걸 소홀히 하게 되어서, 자원으로 벌어들인 돈이 바닥나면 다시 빈곤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점을 천연자원의 저주라고 표현하는군요(한국은 자원이 없어서 다행? -.-).

그래서 상대적으로 천연자원에만 의존하는 국가들, 나이지리아와 앙골라(석유), 콩고(광물), 시에라리온(다이아몬드), 볼리비아(은) 같은 나라들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해의 유전을 소유한 노르웨이는 천연자원의 저주를 벗어나 부유한 국가가 되었는데, 세계적으로 낮은 부패지수를 자랑하고 있는 것이 우연은 아닌듯 합니다.

 

 

제도적요인

 

지리적으로 유사한 위치에 있으면서도 국가별 빈부의 차이가 발생하는 지역이 있습니다. 이런 대표적인 예가 현재의 한국과 북한, 독일 등입니다. 이는 지리적 요인보다는 제도적 요인에 의해 빈부의 격차가 설명됩니다.

저자는 국가간 빈부격차를 발생시키는 제도적 요인에 대해 , 좋은 제도 12가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현재의 민주주의, 자유 시장경제라고 요약 가능할 듯 싶습니다.

실제로는 여러가지를 기술하고 있습니다. 부패가 없으며, 정부가 효율적이어야 하며, 통화가치가 안정적이어야 하고, 자본의 이동이 원활해야하며, 법치에 바탕을 두고 개인의 재산권을 인정해야 한다. 등...

☞ 재산권 인정과 관련해서,,, 최근 부동산 폭등 때문에 정부에서 징벌적 세금 징수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 씁쓸한 느낌이 드네요. 

 

개인적으로 상당히 흥미로왔던 부분인데, 이런 복잡한 사회제도가 정착하는 사회는 모두 농업이 발달한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수렵채집사회는 잉여식량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지만, 농업이 등장한 덕분에 왕족, 관료집단, 상인, 중앙정부등이 존재하고 제도적인 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기분 나쁜 이야기이긴 하지만, 한국이 추운데다 천연자원도 거의 없어서 한국전쟁이후 부국으로 발전할 조건이 전혀 없었는데도 현재와 같이 잘사는 나라의 반열에 든 게 중국과 인접했다고 말하고 있네요-.-

뭐 전혀 영향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런식이라면 한때는 중국 대륙을 지배했던 몽고와 같은 나라는 무엇으로 설명해야할지(근본적으로 유목민족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국인의 기질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남한테 지기 싫어하는, 그리고 쓸데없이 잘 뭉치는 ㅋ

 

7장. 세계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들

지구의 기후변화(global climate change)와 부의 불평등이 현재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큰 문제점입니다.

기후변화는 흔히 지구온난화라 잘못 얘기되고 있습니다. 즉, 온난화로 더워지는 지역이 있는 반면 기상관측이래 최저기온을 갱신하는 지역(이집트에 눈이 내림-.-)도 발생하기 때문에 기후변화라는 용어가 더 적절한 것이 맞습니다.

 

기후변화는

1. 세계인구증가

2. 일인당 평균 인간영향(=일인당 평균 소비 자원량 + 일인당 평균 생간 폐기물량)으로부터 출발합니다.

 

대부분이 선진국은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증가율이 낮지만, 일인당 평균 자원 소비량은 가난한 나라 대비 약 30배 정도이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결국 선진국이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안됩니다.

 

온난화추세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뭄

식량생산 감소 - 가뭄 + 지표온도 상승

열대성 질병을 옮기는 벌레가 온대지역까지 이동

해수면의 상승

 

불평등 문제는

한국가 내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간에도 존재합니다.

 

책이 쓰여진 시점(2016) 기준으로는 노르웨이가 가장부유한 국가로 나오는데, 어떤 기준인지는 모르겠네요.

노르웨이는 가장 가난한 국가인 니제르공화국, 브룬디, 말라위에 비해 약 400배나 부유하며, 한국도 가난한 국가에 비해 약 100배쯤 부유하다고 합니다.

(GDP통계자료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2016년 기준 1인당 GDP를 보면, 노르웨이 $69,712, 한국 $25,990으로 약 2.68배 차이가 났었는데, 2019년 기준 통계로는 노르웨이 $77,975, 한국 $31,431로  약 2.48배 차이가 나네요. 노르웨이는 성장세가 둔화되는 반면 한국은 잘하고 있습니다 ㅎㅎ)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가난한 나라의 가난이 더 이상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가난이 우리에게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발달된 IT기술도 한몫하고 있는데 즉, 휴대폰 등의 정보기기를 통해 유럽이나 미국이 그들보다 훨씬 더 풍요롭게 살고, 훨씬 더 많은 기회를 누린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알게되며, 그런 정보를 통해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절망하면서도 분노하고 질투하게 됩니다.

또한 이들이 질병에 노출되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질병이 부유한 국가로 전파되는데(ex. 여행 등, 이러한 사례로는 에이즈, 돼지독감, 에볼라 바이러스, 뎅기열 등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가난한 국가의 공중보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가난한 국가 국민들의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은 부유한 국가로의 이민을 들 수 있습니다. 불법 이민 문제는 특히 유럽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근본적인 원인 중의 하나였죠.

좀더 심각한 문제는 그들이 테러리스트가 되거나, 테러리스트를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든 문제, 즉 질병과 이민, 테러는 국가간의 불평등에서 비롯된 직접적 결과이며, 근본적으로 막는게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불평등은 국가 간에만 존재하는게 아니라, 한 국가 내에서도 존재합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문제가되고 있는 양극화가 단적인 예가됩니다.

미국의 경우(뭐 한국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만) 상위 1퍼센트가 소유하는 몫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상대적으로 사회주의 성격이 있는 유럽에서 조차도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빈부격차로 인해 노교수께서 정착한 로스앤젤레스에서도 2번의 폭동이 있었다고 하네요. 1965년의 와츠 폭동과 1992년의 로드니 킹 폭동입니다.

근 30년 주기로 폭동이 발생했는데, 공교롭게도 2020년 미국 대선 결과에 맞물려 폭동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2020 미국 대선, 폭동 가능성

 

이런걸 보면,,,

참 미국도 한심한 나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세계적으로 인권의 중요성을 말하면서도 정작 흑인들에 대한 대우를 보면 아직도 독립전쟁 당시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보이니 말입니다. 그들이 다른 나라를 상대로 인권을 얘기할 자격이 과연 있을까라는 생각입니다. 적어도 인권에 관련해서는, 오로지 자기네가 가진 힘으로 정당화시키는 동네 양아치로만 보일 뿐입니다.

 

어쨌든,

이런 불평등을 해소시키기 위한 노교수의 제안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난한 국가를 상대로한 부유한 국가의 해외 원조 프로그램을 늘리고 개선해야하며, 국내적 차원에서도 사회개혁 프로그램을 개선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지원이 헛 돈 쓰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어떻게 효율적으로 지원해야하는지에 대한 정답이 없다는 것이죠. 해외 원조가 성공한 케이스는 한국과 이스라엘 정도라는군요.

또한 가난한 나라에 대한 공중보건 프로그램에도 더 많은 투자와 연구가 필요합니다. 열악한 공중보건체계로 야기되는 다양한 문제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입니다.

한 국가 내에서의 불평등을 해소시키는 정책은 2020년 현재의 대한민국에도 꼭 필요한 것이지만, 사회적 합의가 없이는 성공시키기 어려운 과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환경자원의 관리문제로 이 책을 마치고 있습니다.

현재 유럽에서는 무분별한 어류 남획으로 어장이 붕괴되고 있다 합니다. 과거 유럽에서 대구는 값싼 물고기였으나, 현재는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어 비싼 물고기가 되었으며, 지중해산 참다랑어도 현 상태가 지속되면 어장이 붕괴될 위기에 처해있다고 합니다.

비단 어류만이 아니라,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자연자원인 숲과 토양, 담수 등에 대해서도 재생 가능한 자연자원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당장 시급한 문제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에 대해 국제사회가 더이상 침묵해서는 안됩니다. 자기네 옆 동네가 아니라 괜찮다는 무지한 생각인건지 -.-

 

현재 지구가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가진자들이 조금 양보하는 수밖에 없어보입니다. 내 이웃의 문제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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